1791년 채제공 73세 때에 그린 초상화로, 화사 이명기가 41세의 정조 어진을 그린 후 정조의 명을 받아 그렸다.
초상화는 번암이 오사모에 분홍빛 단령을 입고 화문석 위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, 좌측 눈의 사시 기운까지 표현되고 있는 점에서 매우 사실적임을 알 수 있다.
좌측에는 ‘임금이 하사한 부채와 선추는 물론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감싸고 있는 모든 것이 군주의 은혜’라고 감격하는 번암 자필의 찬문이 적혀 있다.
조선시대의 초상화 중 독특하게 손이 표현되어 있는 것이 특징인데, 이는 정조의 하사품인 부채를 드러내 보이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여겨진다.